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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긴 기상가뭄 뒤 집중호우 등 양극화된 기상현상으로 피해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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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긴 기상가뭄 뒤 집중호우 등 양극화된 기상현상으로 피해 이어져”
  • 서다민
  • 승인 2024.04.2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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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정부 합동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 발간
집중호우. (사진=동양뉴스DB)
집중호우. (사진=동양뉴스DB)

[동양뉴스] 서다민 기자 = 기상청은 29일 관계부처(국무조정실(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주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12개 부처 25개 기관)와 합동으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발생한 ▲이상고온 ▲가뭄 ▲집중호우 ▲매우 큰 기온 변동 폭 등의 이상기후 발생 및 분야별 피해 현황과 함께 이상기온의 정의와 특성, 산출 방법, 기후변화의 원인 규명과 관련된 국내외 연구 사례를 담아 보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2022년부터 이어졌던 남부지방의 긴 기상가뭄이 해소된 후 곧바로 이어진 여름철 집중호우, 3월의 때 이른 고온 현상, 9월의 때늦은 고온 현상과 극심한 기온변동폭 등 양극화된 날씨의 특징을 보였다.

남부지방의 경우 긴 기상가뭄이 4월에 대부분 해소됐으나, 5월 초와 말 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남부지방의 가뭄이 해소된 직후인 5월의 강수량은 191.3㎜로, 평년(79.3~125.5㎜)보다 많은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장마철 강수량은 전국 660.2㎜로 평년(356.7㎜) 대비 증가했으며,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갖춰진 1973년 이래 3위를 기록했다. 장마철 강수일수는 22.1일로, 평년(17.3일) 대비 28% 증가했다.

지역으로는 남부지방의 장마철 누적 강수량이 712.3㎜로 역대 1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7월 중순에는 정체전선이 충청 이남 지역에 장기간 정체하면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다.

3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9.4도로 평년(6.1도) 대비 3.3도 높았고, 9월 역시 22.6도로 모두 1973년 이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에는 88년 만에 9월 열대야가 발생하는 등 초가을 늦더위도 나타났다.

11월과 12월은 각각 상순에 기온이 크게 올랐으나, 중순부터 기온이 크게 떨어져 기온 변동이 큰 상황이 반복됐다.

11월 전국 일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과 가장 낮았던 날의 기온 차는 19.8도(5일/18.6도, 30일/-1.2도)로 나타났으며, 12월의 기온 차도 20.6도(9일/12.4도, 22일/-8.2도)로 모두 1973년 이래로 가장 컸다.

또 보고서에 따르면 앞에서 언급한 기상현상으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사회·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봄철 건조 현상으로 인한 산불 피해와 남부지방에 지속된 심각한 가뭄으로, 지역민 용수 부족 현상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산불 발생 건수는 596건으로 10년 평균(537건) 대비 1.1배 이상 증가했으며, 피해 면적은 4991.94㏊로 10년 평균(3559.25㏊) 대비 1.4배나 증가했다.

또 5㏊ 이상 산불 발생 건수는 35건으로 지난 10년 평균(11건)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대형산불도 10년 평균(2.5건) 대비 3배 이상 많은 8건이나 발생했다.

이에 더해 하루에 산불이 10건 이상 발생한 산불 다발 일수도 17일로 나타나(10년 평균 8.2일), 최근 산불이 대형화·일상화되고 있으며,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광주와 전남 등 남부지방에 역대 최장기간 가뭄 상황이 지속되어, 수어댐을 제외한 주요 댐의 저수율(2023년 5월 7일 기준)이 26~36%로 예년의 54~71% 수준에 불과했다. 가뭄 기간에 전남에서 발생한 제한급수, 운반급수 및 제한운반급수 건수가 85건(2022년 1월~2023년 5월)으로, 2009년(26건)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등 도서지역에는 용수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여름철 호우로 인해 총 53명(사망 50명, 실종 3명)의 인명피해와 8071억원(공공 5751, 사유 2320(잠정))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온열질환자의 수가 전년 대비 급격하게 증가했고, 해양수산 부문에서 양식생물의 대량 폐사 피해가 발생했으며, 산림 부문에서는 개화 특성의 변화가 관측됐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의 수는 2818명으로, 2022년(1564명) 대비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는 2011년부터 2023년까지 감시체계 운영 기간에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의 평균인 1625명 대비 73.4% 증가한 수치였으며, 2018년(4526명) 다음으로 많은 수치였다.

해양 분야에서는 해수면 온도와 해수면 높이가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관측값 기반 해수면온도(17.5도)는 최근 10년(2014~2023년)간 2021년(17.7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으며, 이상 고파랑은 12월(5.1일), 이상 저파랑은 3월(5.2일)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또 재분석 자료 기반의 분석 결과에서는 1993년 이래 가장 높은 해수면을 기록했고, 해수면과 해수면 온도 모두 최근 10년 동안 급격하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여름철 폭염에 의한 연안역 고수온 현상이 9월 중순까지 지속되며, 서해 연안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역에서 약 438억원의 피해액에 달하는 양식생물의 대량 폐사 피해가 발생했다.

산림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식물계절 관측을 시작한 홍릉시험림 내 66종의 평균 개화 시기가 50년 전(1968~1975년) 대비 14일, 2017년 대비 8일이나 빨라졌으며, 2~4월 평균기온이 평년 대비 높아, 모감주나무, 가침박달, 회양목 등의 개화 시기가 20일 이상 빨라졌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2023년은 남부지방에 이어졌던 긴 가뭄이 끝나자마자 발생한 집중호우, 큰 기온변동폭 등 다양한 극한기후와 그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던 해였다”며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 및 예측의 총괄·지원 기관으로서, 신뢰도 있는 기후변화 감시 및 기후 예측, 기후변화 시나리오 제공 등 과학에 근거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최전선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상기후 발생 원인과 분야별 대응 현황 등 자세한 사항은 ‘기상청 기후정보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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